가트너, 올해 2분기 세계 PC 출하량 2.3% 증가로 성장세 둔화
세계 시장조사 기관인 가트너(Garter, Inc.)는 2011년 2분기 전세계 PC 출하량이 8520만대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이 수치는 지난해 동기대비 2.3% 늘어났지만 가트너가 앞서 전망한 6.7% 성장보다는 낮은 결과이다.
가트너 수석 애널리스트인 미카코 키타가와(Mikako Kitagawa)는 "미니 노트북과 저가 소비자 노트북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지난 4년간 소비자 PC 출하량이 높은 성장을 이룬 후, 현재 PC 시장은 완만한 성장기로 전환하고 있다"며, "PC 시장의 전반적인 성장 둔화는 여전히 2010년 하반기에 시작된 조정기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상당한 재고 증가, 잦은 제품 구성의 변경과 함께 벤더의 실적이 대부분 신흥시장의 성장 상황과 맞물리면서 변화됐다"고 말하면서, "벤더들은 이미 성숙한 소비자 시장에서 다른 쪽으로 자원을 전환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2011년 상반기에 출시된 상당수의 미디어 태블릿 개발에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트너에 따르면 HP가 2011년 2분기 전세계 PC 출하량의 17.5%를 차지하면서 여전히 세계 1위의 자리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표1참조). HP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평균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으나, 아태지역의 실적은 떨어졌다. 전세계적으로 HP는 기업용 PC 시장에서 견실한 성장을 기록했으나, 소비자 부문에서는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었다.
델(Dell)은 2008년4분기 이후 처음으로 다시 전세계 PC 시장의 2위로 올라섰다. 델은 최근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우수한 실적을 보였다. 기업용 PC 교체는 확실히 델의 성장에 힘을 실어주었다. 레노버(Lenovo)는 출하량이 22.5% 상승하면서 상위 5개 벤더들 중 가장 큰 폭으로 성장했다. 레노버는 아태지역, 미국, 라틴 아메리카 지역에서 데스크톱과 모바일 PC 모두 높은 성장을 기록했다.
에이서(Acer)는 2011년 2분기에 전세계 PC 시장 2위에서 4위로 떨어졌다. 에이서는 EMEA(Europe, Middle East and Africa: 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의 유통판매 채널에 다량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었다. 에이서는 저가, 대량 물량 중심 비즈니스 모델이 더 이상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에서 2011년 2분기 PC 출하량은 총 1690만대를 기록했으며, 이는 2010년 2분기보다 5.6% 감소한 것이다. 소비자 PC 시장의 부진이 시장 성장을 가로막은 주요 걸림돌이었다.
키타가와 수석 애널리스트는 "아이패드(iPad)와 같은 미디어 태블릿을 둘러싼 과도한 관심으로 인해, 소매업체들은 PC 주문에 매우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대신, 소매업체들은 미디어 태블릿 물량을 확보하려고 했다. 일부 PC 벤더들은 판촉활동을 통해 재고를 낮춰야만 했으며, 일부는 소매점의 제품 라인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키타가와는 수석 애널리스트는 "전문가용 PC 부문이 미국 시장의 긍정적인 부분이었다"면서 "대기업들은 작년에 시작된 PC 교체 구매를 한창 진행하는 중이었고, 중소기업(SMB)도 역시 교체 주기의 정점에 있었다. 공공 부문은 일반적으로 2분기가 PC 판매가 높은 시기이지만, 2011년 2분기는 예산 제약으로 인해 더딘 출발을 보였다"고 말했다.
가트너의 잠정 결과에 따르면, 애플(Apple)은 미국에서 상위 5대 벤더 중 가장 높은 성장을 기록하면서, 에이서와 도시바(Toshiba)를 제치고, 5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표2 참조).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맥(iMac) 업그레이드가 소비자 및 교육부문의 구매자들을 모두 사로 잡은 것이 부분적인 요인으로 작용해 업계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2분기 EMEA 지역의 PC 출하대수는 총 2300만대를 기록하면서, 2010년2분기보다 4.8% 감소했다. 남유럽의 경제 부진이 지속되면서 소비자 심리가 악화돼 서유럽 소비자 PC 시장은 계속해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유통망에서 들어오는 일반적인 피드백도 계속 비관적이며, 특히, 대부분의 남유럽 지역이 그러한 상황이다. 채널에서 재고를 정리하면서 프랑스와 독일만이 분기말 출하량이 개선됐다.
아태지역에서는 2011년 2분기 PC 출하대수는 총 3050만대를 기록했고, 이는 작년 동기대비 9.6% 늘어난 것이다. PC 시장은 다른 지역의 불안정한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고 계속해서 보통 수준의 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채널 재고 이슈와 배송 지연 문제가 일부 동남 아시아 국가에 나타나면서, 개별 시장 실적은 혼재된 양상을 보였다. 인도는 예상보다 저조한 소비자 수요를 보였으며, 중국의 PC 시장은 전년동기대비 10.9% 성장했다. 중국의 경우 억제된 소비자 PC 수요가 분출하면서 성장을 이끌었다.
라틴 아메리카 PC 시장은 출하대수가 총 920만대를 기록하면서 2011년 2분기에 15% 성장했다. 브라질의 2011년 1분기 GDP가 1.3% 늘어났다는 소식과 함께 브라질의 경기 과열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있다. 5월의 인플레이션은 앞선 7개월에 비해 낮아졌다. 우수한 브라질 PC 벤더들은 늘어난 외국계 벤더들의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브라질 벤더들은 다국적 PC 벤더들이 진출할 것 같지 않은 해외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내수 시장에서 놓친 성장을 만회하려고 하고 있다.
일본은 출하대수가 390만대를 기록하면서 PC 출하량이 5.5% 증가했다. 2011년 2분기 기업용 시장에서 성장을 이끈 일등 공신은 공급 쪽의 요인이었다. 2분기의 출하량 중 상당수는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3월에서 연기돼 넘어온 것이다. 소비자 세그먼트에서는 데스크톱 PC 교체 수요가 주요 성장 요인이었다. 전체적으로 데스크톱과 대형 스크린 노트북이 소매점에서 판매 호조를 보였다.
이진성 기자 mount@noteforu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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