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IT·가전 대축제 'CES 2008' 이모저모
- 삼성, LG는 물론 빌립, 이지시스템 등 국내 기업 66개 참여
- 성인 키 높이 TV, 옥수수 알갱이 소재 케이스 등 해외 제품도 눈길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IT·가전 대축제인 '2008 CES(Consumer Electronics Show)'가 1월 11일(현지시간)에 미국 라스베가스 컨벤션센터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삼성전자, LG전자와 일본의 소니, 샤프 등 세계 140개국에서 약 2,700여개 업체가 총출동한 이번 CES에서는 컴퓨터 및 통신 주변기기, 보안 및 TV/방송기기, 소형가전/음향가전, 차량용 가전기기, 생활가전 등 총 5개 품목군별로 최신 기술의 화려한 제품들이 화제가 되었다. 1967년 처음 개최한 이후 41회를 성황리에 마친 ‘CES2008’만의 즐거운 볼거리와 이벤트들을 총 정리해본다.
라스베가스 속 ‘CES 2008’ 만의 이색 볼거리 풍성
먼저 ‘CES2008’의 시작을 알리는 기조연설 속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의 동영상이 화제였다. 오는 7월 은퇴를 앞두고 있는 빌게이츠가 회사 퇴사를 기점으로 구직활동을 하는 가상의 동영상을 만들어 4천여명의 청중을 웃음바다로 만든 것. 세계의 대부이자, MS의 성공신화를 일군 그가 재취업을 하기 위해 좌충우돌 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보는 재미를 돋웠다.
CES2008의 주변 전경도 시선을 잡았다. 특히 중심전시장 LVCC홀 옆에 있는 건물벽에 삼성의 대형 옥외광고를 들 수 있다. 밤이 되면 간접조명을 받아 삼성 광고가 화려하게 노출된 것. 더불어 블루레이 디스크 연합회(Blu-ray Disc Association)가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의 해적선 '블랙펄'(Black Pearl)과 영화 '300'의 전사 복제품 등 영화 소도구들을 전시하여 눈길을 끌었다. 그밖에 행사가 열리는 라스베가스의 진풍경도 들 수 있다. CES2008 기간 내에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평소 차량으로 호텔에서 전시장까지 5분이면 도착할 수 있던 거리를 30분 이상 걸리는 교통정체가 걸린 것. 숙박업소 비용도 200달러 미만의 호텔숙박비가 500달러 이상으로 치솟았다.
삼성, LG 그리고 빌립, 이지시스템…국내 기업의 우수제품 활약
‘CES2008’에는 한국기업들이 미국, 캐나다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기업들이 참가했다. 삼성, LG 등의 국내 대기업은 물론 국내 66개의 중소기업이 참가한 것.
먼저 삼성전자의 경우 TV, 휴대폰이 눈에 띈다. 명품 휴대폰인 아르마니폰과 세레나타폰이 그것. 아르마니폰은 이탈리아 디자이너인 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 Armani)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기획 제작한 것으로 전면 터치스크린 유저인터페이스를 적용, 두께도 10.5mm로 슬림형이다. 세레나타폰은 세계적인 명품 오디오 업체인 뱅앤올룹슨과 공동기획, 제작하여 기존의 통념을 깨는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모았다.
LG전자는 올해 CES 최고 혁신상을 받은 PDP TV(PG60/70)가 눈에 띈다. TV 앞쪽의 테두리를 없애고 통 유리를 사용했다. LCD TV도 디자인을 전면 바꿔 인비저블 스피커를 장착하고 뒷면에 빨간색을 입혀 스타일리쉬함을 더했다. LG전자의 손목시계모양 휴대폰인 와치폰도 사람들의 호응을 얻었다. 블루투스 음성통화가 가능하며 음성을 문자로 변환해주는 TTS(Text TO Speech)를 이용해 문자메시지도 사용할 수 있다. 국내 전문기업들의 활약도 눈에 띈다.
▲ CES에서 호평받고 있는 빌립 X70 VANT
특히 이번 CES가 자동차와 정보기술(IT)의 융합이 핵심 이슈로 떠올랐던 만큼 내비게이션과 PMP를 전문으로 만드는 유경테크놀로지스(대표 김삼식 www.myviliv.com)에서 선보인 빌립 X70 VANT가 큰 호응을 얻었다. X70 VANT는 무선랜을 내장해 달리는 차 안에서도 인터넷을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전용 웹브라우저를 이용 빠른 인터넷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 6시간 동영상 재생이 가능한 배터리를 내장해 차 밖에서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RMI사의 알케미 1250 700MhZ CPU를 탑재해 반응속도를 높였으며 다양한 멀티태스킹에 강하다. 전시 기간 동안 포드, 볼보, 시보레 등 완성차 업체 관계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5인치급의 X5 시리즈도 선보였다. 멀티미디어 휴대 단말기 중 세계 최초로 모바일 플래쉬 3.0을 탑재하여 FLV 파일을 재생할 수 있고, 배터리 시간이 길어 동영상을 한번에 6시간까지 즐길 수 있다.
MDS테크놀로지의 초소형 내장형 프로젝터는 기존의 대형 프로젝터를 휴대폰, 개인휴대용단말기(PDA), 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등 모바일 기기에 내장할 수 있도록 했다. 이지시스템이 개발한 '페이퍼태블릿' 위에 펜래버레토리가 개발한 '유플러스펜'을 이용하면 종이에 글자를 써도 컴퓨터가 인식해 자동으로 입력된다. 이렇게 ‘CES2008’에서는 빌립을 포함한 국내 전문 기업들이 ‘세계 최초’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글로벌시장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세계각국의 혁신제품을 한눈에
해외 각국의 혁신제품들도 대거 선보였다. 먼저 파나소닉의 벽면을 디스플레이로 활용하는 `라이프 월(Life Wall)`을 선보여 관람객들 탄성을 자아냈다. 흰 벽에 TV·그림·인터넷 화면 등 다양한 영상을 쏴 드러나게 한 뒤 사용자가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나오는 것처럼 손짓 등 동작으로 모든 기능을 조작하는 방식이다. 어깨 위로 올린 손을 움직임으로써 인터넷 화면이 펼쳐지고 TV가 켜지는 것이다.
파나소닉의 150인치 PDP(플라스마 디스플레이) TV도 눈에 띈다. 지금까지 개발된 평판 TV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의 사이즈로 가로 3.5m, 세로 2m 한 화면에 성인 전신을 실물 크기로 담을 수 있다. 50인치 TV 9개를 합쳐놓은 것과 같은 크기로 큼직한 화면이 사람들의 시선을 잡았다. 소니는 얼굴인식 기능을 채용한 풀HD 핸디캠 5종을 최초로 공개했다. 최대 8명의 얼굴을 인식해서 초점, 노출, 색상, 촬영 플래시를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는 핸디캠으로 HD영상 녹화포맷인 'AVCHD'를 지원하며 1920*1080의 풀HD 해상도의 영상 녹화가 가능하다.
소니의 무선통신 기기인 '트랜스 젯(Trans jet)'은 캠코더나 노트북에서 파일을 PC로 다운로드 받을 때 USB 등으로 연결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앴다. 사용자는 단순히 트랜스 젯에 캠코더 등을 올려 놓으면 된다. 친환경 소재의 가전제품들도 눈에 띈다. 후지쓰는 옥수수 알갱이로 케이스를 만든 노트북을 소개했다. 석유화학제품 일색인 전자제품 케이스에 식물성 소재를 썼다는 점이 신선하다는 평이다.
모토로라의 영화제작이 가능한 ‘모토 Z10’은 영화 제작 가능한 휴대폰으로 하이퀄리티의 비디오를 30fps로 촬영할 수 있고 편집할 수 있다. 또한 제작한 동영상을 유투브나 구글 등 웹사이트에 올려서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공유할 수 있다. 그밖에 초슬림 제품들도 처음으로 선보여 샤프의 두께 29㎜의 52인치 LCD TV도 공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