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스토리텔링'이 콘텐츠산업 성공의 핵심 키워드
'해리포터', '슈렉', '타이타닉' 등 세계적인 대박 콘텐츠의 성공 비결은?
관객과 독자가 열광할 만한 대박 콘텐츠로 성공하기 위해 탄탄한 스토리를 구성하고, 이를 생생한 스크립트로 재창조하는 노하우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펼치고 있는 '제2회 대한민국콘텐츠페어' 스토리텔링 워크숍을 통해 공개됐다.
▲ 스토리텔링워크숍, (왼쪽부터) 오승현감독, 김우정대표,
윤상철부사장, 브라이언 코니에츠코, 이재문PD
삼지 애니메이션의 윤상철 부사장의 사회로 애니메이션 <아바타: 아앙의 전설> 제작자 브라이언 코니에츠코와 오승현 감독, 조선시대의 과학수사를 다룬 드라마 별순검의 이재문 PD, 스토리텔링 전문기업 풍류일가 김우정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지난 9일 펼쳐진 '스토리텔링 워크숍'에는 1,000여명이 넘는 참가자가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특히 이날 패널토론에서는 스토리텔링의 정의와 한국과 차별화된 미국의 스토리텔링 구조, 세계화 속에서 한국의 문화원형이 가진 경쟁력 등 다양한 주제로 참석자 간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하지만 한결 같이 대박 콘텐츠의 성공 비결로 독창적인 소재와 이를 이야기로 창작하는 '스토리텔링'을 꼽았다.
▲ <아바타: 아앙의 전설> 오승현 감독
먼저 스토리텔링의 정의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풍류일가 김우정 대표는 "스토리텔링은 '텔링(Telling)'이라는 단어 때문에 여러 가지 의미로 이해되지만 사실 스토리를 만드는 전 과정을 아우르는 말"이라고 대답했고, 오승현 감독은 "우연히 상처가 난 나무를 보고 '이 상처가 어떻게 생긴 것일까?'라고 물음을 던지는 것이 스토리텔링의 시작"이라며, 스토리텔링은 뛰어난 관찰력의 산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작품 하나를 완성하기까지의 스토리텔링 과정을 묻는 질문에 MBC 드라마넷 이재문 PD는 "별순검 20부작을 만들기 위해 3명의 작가와 각기 다른 이야기를 짜내고 맞추느라 수차례의 워크숍을 가졌다"며 "스토리를 만들고 브레인 스토밍하는 과정에서 서로간의 의견충돌로 처음에 의도한 스토리가 사라지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집단창작 과정이 수준 높은 시나리오를 만들게 한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 <아바타: 아앙의 전설> 제작자, 브라이언 코니에츠코
브라이언 코니에츠코는 "미국에서는 보통 제작자와 작가들이 모여 스토리보드를 만들고 벽 한켠에 나란히 붙여 논 뒤에 자유롭게 토론을 하는 집단창작 방식을 사용하고 이같은 방식으로 토론을 하다보면 서로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가 떠올라 새롭고 탄탄한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며 스토리텔링이 다소 취약한 한국은 많은 콘텐츠 강국이 진행하고 있는 이러한 집단(협업)창작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시장에서 통할만한 소재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오승현 감독은 "미국에서 '호스트'라는 제목으로 개봉된 봉준호 감독의 '괴물'은 기립 박수를 받을 정도로 미국언론과 영화평론가, 관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괴물'의 헐리우드 리메이크 소식에 미국인들의 반응은 의외로 냉담했다"며 "리메이크 된 작품 속에선 발견할 수 없는 한국 가족의 특성이 한국에서 개봉되는 '호스트'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설명하면서 결국 한국의 독창적인 소재가 세계인들이 공감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이며 이것이 한국 스토리텔링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코니에츠코 감독은 "미국에서 한국 콘텐츠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막을 넣는 방식보다는 직접 영어로 연기하는 방식을 택하라"며 "미국인이 단 한명도 참여하지 않은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미국에서 까지 인기몰이를 할 수 있었던 비결 역시 인도인들이 100% 영어로 연기를 했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