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고 튼튼하고, 성능 좋고 가격 싸고…
국내에서 작거나 성능이 특별히 뛰어난, 혹은 편의성 등을 고려한 특이한 구조의 개성 강한 제품보다는 고만고만한 14" ~ 15" 제품군이 잘 팔리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각 조건에선 서로 상반되는 모순이지만, 어느것 하나 놓치지 않는 이런 팔방미인을 욕심내는건 오랜 외세에 시달리면서 살아남기위해 극단적으로 다듬어진 국민성 때문이 아닐까 싶다.
뭐 하나 없으면 손해보는거 같고, 혼자 특이한것 보단 남들 다쓰는게 나중을 위해서 나을 것 같고… 우리나라의 소비자들은 제품을 고르는데 있어 좀 특이한 고집이 있다.
신기술을 선호하면서도 지극히 보수적인, 그리고 제품보다는 제조사를 먼저 보는 경우가 많은 시장의 속내를 보면 이런 소비자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이번에는 이런 다양한 기능과 ODD를 선호하는 구매방식에 맞추되, 가지고 다니기에 덜 괴로운 12"대 이하의 제품들 중에서 목표를 잡았다.
14" 미만 제품군은 근래들어 엘지가 다양한 신상품을 내놓은 반면, 삼성은 엘지의 신제품 공세가 지난 다음에 몰아칠 계획인지 기존 모델들의 업그레이드 제품들만 시장에 풀린 상태.
시중에서 150만원 아래로 구할 수 있는 제품들 중에서 올해 출시된 제품, 유령모델이 아닌 쇼핑몰이나 가격 비교사이트 등에서 어느정도 판매처들이 있는 제품들로 압축하여 두 제품을 정했다.
저번에 이어 이번에도 싸움닭마냥 날카로운 두 업체의 제품이다. 여전히 물고 물리는 입장으로 가격과 부품이 비슷한 듯 다른 구성을 유지하는 묘한 관계의 두 녀석을 보자.
이미지 출처: 엘지전자 |
|
LG Xnote Z1-B250K |
삼성 센스 NT-Q35/C166 |
Intel Core Duo Processor T2250 |
Intel Core2 Duo Processor T5200 |
1024MB DDR2 667MHz (Dual Channel) |
1024MB (On 512MB +512MB) |
12.1" WXGA Fine Bright LCD |
12.1" WXGA High brightness & Glare |
Intel 945GM Express (Intel GMA950) | |
3 W((1.5 Wx2), SRS WOW HD, SRS TruSurround XT Audio(24bit) |
High Definition Audio, SRS 3D Sound |
80GB (2.5” S-ATA) |
80 GB (2.5" PATA) |
10/100/Gigabit |
10/100Mbps |
USB X 3 / IEEE1394 / 카드리더 |
USB X 2, IEEE1394, 카드리더 |
301 X 226 X 31~34 mm |
299 X 214 X 27.4 ~ 35.8 mm |
Windows Vista Home Premium |
Windows XP Home SP2 |
▶화면과 체급
몇 몇 특정 업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노트북들이 그러하듯, 12.1" 화면에 있어 큰 성능차이는 찾아보기 힘들다. 여기에 오랜 경쟁관계를 증명하듯, 그리고 기술과 가격의 한계선을 짐작게 하는 크기와 무게 역시 이번에도 비슷하다. 엄밀히 따지면 한 세대 전인 삼성이 오히려 조금 더 작다.
둘 다 1kg대를 유지하나 사실상 2kg에 가까워 그다지 가볍진 않다. 작고 가벼울수록 여러모로 편리하나, 다양한 기능은 물론 ODD까지 원하는 소비자가 많은 국내 여건을 반영한 모델들이라 덩치에 있어선 이정도가 한계라고 할 수 있다. 일단 휴대성은 삼성이 조금 낫다.
▶성능과 업그레이드 편의성
칩셋은 둘 다 945GM이나, CPU는 엘지-T2250 와 삼성-T5200 으로 나뉜다. 클럭도 비슷하여 대체적으로 고만고만한 수준이며 쓰는 프로그램에 따라 다르지만 당장 쓰기엔 엘지가, 이후 64bit를 쓰는 환경까지 생각하면 삼성이 유리.
하드디스크는 S-ATA와 패러럴로 추후 업그레이드에 있어 엘지가 유리. 새로 나온 제품인만큼 당연한 결과라 하겠다. 메모리도 램슬롯이 두 개 있는 엘지에 비해 온보드에 메모리 모듈 하나를 추가한 삼성이 불리.
▶인터페이스와 OS 등
이제는 플로피디스크를 넘어 ODD 영역까지 넘보는 카드리더는 물론 4핀 IEEE1394까지 기본적으론 비슷하나, 기가비트랜에 블루투스까지 지원하는 엘지에 비해 삼성은 조금 밀리는 실정.
이와 함께 엘지는 마그네슘합금바디이나 삼성은 강화플라스틱으로 이 부분은 엘지가 이겼다.
OS는 최근에 나온 엘지가 비스타, 삼성은 XP로 나뉜다. 컴퓨터 부품은 특별히 실패한 모델들이 아닌 이상 새로 나올수록 당연히 좋다고 할 수 있으나, OS는 컴퓨터사용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프로그램이기에 신제품이 출시되는 시점에서는 호환성과 안정성이 개량된 이전 프로그램이 유리한 점이 많다. - 원래 그렇다기 보단 MS가 만든 악습 중 하나 - 더군다나 액티브X로 도배한 국내 웹 환경상 비스타는 여러모로 불리.
소비자에게 가장 유리한 방법은 XP를 기본으로 비스타 무료 업그레이드 옵션을 추가하는 경우지만, 위의 두 제품은 각자 한가지씩만 주므로 굳이 나누자면 당장 쓰는데 지장 없다는 점에서 삼성이 낫겠다.
이리하여
세대부터가 다른만큼 삼성이 여러모로 불리하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 외에도 바닥의 스피커나 노트북 뒤로 나온 배터리 등 엘지의 최신 제품에 비해 떨어지는 부분들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현재 시중가격은 엘지가 조금 저렴한 편으로 재질/업그레이드 편의성/지원 기능/모양 등에 있어 삼성에 비해 구매 가치가 크므로 이번 비교는 Xnote Z1-B250K가 이겼다.
과거에 비해 다양한 시도로 노트북 시장에서 항상 1위를 달리던 삼성을 바짝 쫓는 엘지. 소비자의 관심을 조금씩 끌고 있는 소형 노트북시장에 A1, C1에 이어 Z1까지 내놓은 이상, 삼성도 자극만 받을게 아니라 제대로 된 물건으로 엘지와 한 판 붙을 필요가 있다.
엘지는 T1으로 재미본 이후, 패밀리룩을 잡는다기 보단 이미 성공한걸 이용해 안정적으로 가겠다는 생각인 듯 하다. 이와 함께 삼성은 여전한 디자인으로 식상함을 유발하여, 삼성이 신제품군을 출시하기 전까지는 새로운 디자인으로 승부를 거는 모습은 보기 힘들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세대까지 기약없는 방랑길에 오른 UMPC 와, 벌써부터 차기 OS에 대한 기대로 - 혹은 예상대로의 실망으로 - 사랑받지 못하는 비스타 이후 소비자의 관심을 끌 이렇다 할 간판이 없는만큼, 당분간은 기존 - 저렴하고 비교적 다 들어간 - 14" ~ 15" 와이드 제품군을 주축으로 고성능의 데스크탑 대체형 모델들과 소형 노트북의 시장이 조금씩 늘어날 상황이다.
이 시장군 중 어느 한곳이라도 밀리면 회복하기 힘들며 오랫동안 노트북을 생산한 해외업체들은 각 시장에 다양한 제품을 대입할 수 있는만큼 상대적으로 한 시장에만 몰린 국내업체들은 좀 더 노력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선의의 경쟁관계라면 소비자로서는 또 하나의 행복이겠지만, 도가 지나친 헐뜯기는 결국 업체나 소비자에게 손해며 전과 달리 소비자들도 다양한 매체로 보는 눈이 높아졌다.
이제 둘밖에 안 남은 엘지와 삼성은 소모적인 깎아내기를 그만하고 쑥과 마늘탕에서 땀 좀 뺀 다음 맑은 정신으로 다시 뛸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