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트너, 2011년 4분기 전세계 PC 출하량 1.4% 감소
시장 조사기관인 가트너(Gartner, Inc.)의 예비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동안 상승세가 지속된 이후 2011년 4분기 전세계 PC 출하량은 9억 2200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 이는 가트너가 예상한 2011년 4분기 PC 출하량보다 1% 감소된 수치다.
가트너의 수석 애널리스인 미카코 키타가와(Mikako Kitagawa)는 "지속적인 PC 수요 둔화가 크리스마스 연휴 동안에도 이어졌다"며, "서유럽의 경제 불확실성이 소비자 PC 출하량에 영향을 미쳤고 북미지역의 경기가 호전될 것이란 전망도 북미지역의 소비자 PC 수요를 활성화하지 못했다. 의료 부문 PC 시장과 신흥 시장의 성장도 성숙한 PC 시장의 둔화를 상쇄하지 못해 전체적으로는 마이너스 성장세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태국의 2011년 10월 홍수로 야기된 HDD 부족사태는 4분기 PC 출하량과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하지만 가트너의 애널리스트들은 "이후 큰 타격이 있을 것이며 2012년 상반기에 그런 타격이 현실화되고 2012년 내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HDD 부족사태로 2012년에 일시적으로 PC 출하량이 감소될 것으로 가트너는 분석했다.
키타가와는 "울트라북이 2011년 4분기 크리스마스 시즌에 시장에 소개됐지만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진 못했다. 소비자들은 울트라북에 대해 아는 바가 별로 없었으며, 비싼 돈을 지불하고 이 모델을 굳이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은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주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확인했듯이 울트라북의 본격적인 데뷔는 2012년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HP는 전년 대비 출하량이 16.2%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2011년 4분기 1위 자리를 지켰다.(표 1참조) HP의 새 CEO인 멕 휘트먼 (Meg Whitman)이 회사의 PC 사업을 둘러싼 혼돈을 불식시켰지만 HP의 2011년 4분기 실적은 이 사태에 영향을 받았다. HP는 공격적으로 가격 공세를 펼치는 경쟁업체들과 경쟁하며 크리스마스 특수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소비자 PC 수요에 고전했다.
레노버(Lenovo)는 세계 5대 PC 벤더들 가운에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2011년 4분기 레노버의 PC 출하량은 23% 상승해 세계 PC 시장에서 2위 자리를 확고히 하였으며, 이런 성장세는 전문가는 물론 일반 소비자 PC 시장에서 레노버가 선보인 공격적인 가격 덕분이라고 가트너는 분석했다.
델(Dell)은 대부분 지역에서 출하량 성장세를 보이며 순조로운 4분기를 보냈다. 소비자 시장에서는 여전히 부진했지만 윈도우 7 업그레이드에 힘입어 전문가 부문에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델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30%의 성장을 기록해, 이 지역이 델의 주요 성장 시장이 될 것으로 가트너측은 내다봤다. 아수스(Asus)는 대체로 부진한 소비자 판매에도 불구하고 5위 자리를 지켰다. 2011년 4분기 아수스의 모바일 PC 출하량의 80%가 일반 노트북이었다는 사실은 미니 노트북에서 일반 노트북으로 전환한 아수스의 전략이 성공적인 것임을 증명한다.
미국의 PC 출하량은 전년 동기에 비해 5.9% 하락해 1790만 대를 기록(표2 참조), 미국 크리스마스 시즌 판매는 PC벤더들을 기쁘게 하지 못했다. 예상대로 소비자들의 관심은 다른 제품 항목, 특히 스마트폰과 미디어 태블릿 제품 등으로 분산됐다. 올인원(AIO) 데스크톱 PC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으며, 이는 제품의 대형 스크린과 고화질 화면이 가장 큰 매력으로 작용했다.
HP는 2011년 4분기 미국 PC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4분기 동안 상당한 시장점유율을 잃으면서 델의 입지가 더 강화되었다고 가트너측은 밝혔다. 애플(Apple)은 상위 5위 업체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으며, 레노버의 미국 PC 출하량은 전년 대비 40% 상승했지만 상위 5대 업체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EMEA(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의 PC 출하량은 2011년 4분기 2890만 대로 2010년 동기 대비 9.6% 감소했다. 이 지역의 PC 시장은 2011년 전년 대비 출하량이 7.2% 감소하면서 4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서유럽의 경제 불안으로 소비자들의 PC 소비가 위축돼 부진한 소비자 PC 성장으로 이어졌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PC 출하량은 3040만 대로 2010년 4분기 대비 8.5% 상승했다. 이 지역의 실적은 가트너가 예상한 10.6%에 미치지 못했다. 이번 예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 인도, 태국에서 출하량 성장이 둔화됐다.
남미 지역의 PC 출하량은 2011년 4분기 930만대로 11.2% 상승했다. 화이트박스 PC 벤더들이 남미 PC 시장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지난 분기 가트너는 태국의 HDD 부족사태가 단기적으로 남미 PC 성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볼 때, 많은 지역 벤더들이 4분기에 HDD 부족사태의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 서둘러 충분한 재고를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고 가트너는 전했다.
2011년 4분기 일본의 PC 출하량은 390만 대로 2.3% 감소했다. 이는 가트너가 예측한 8% 하락보다 선전한 것. 또한 전문가 PC 시장은 높은 두 자리 수의 성장률을 기록한 반면 소비자 부문은 한자리 수 중반대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2011년 전체로 봤을 때 PC 출하량은 3억 5280만 대로 2010년 대비 0.5% 상승했다.(표 3 참조) 소비자 PC 시장의 둔화, 특히 성숙 시장에서의 이런 추세가 전문가 PC 부문의 높은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PC 시장의 둔화를 주도하고 있으며, 신흥 시장은 초기 PC 보급이 저조한 덕분에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수 있었다고 가트너는 분석했다.
상위 5위 PC 벤더들 중 레노버가 델을 누르고 2위 자리에 올랐다. 레노버는 NEC와 Medion등의 업체 인수와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 아수스는 도시바를 제치고 6위에서 5위로 올랐다.
이규빈 기자 nazo@noteforu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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