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사전의 제조사는 나름대로의 컨셉을 가지고 제품을 출시하는 것을 최근 전자사전의 리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아이리버의 경우 MP3P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기와 UI의 디자인에서는 타의 추총을 불허하고 있으며 샤프 전자사전의 경우는 세련된 기기 디자인과 함께 막강한 사전 컨텐츠를 내장하고 있다.

그럼 CASIO의 전자사전은 어떤 컨셉을 가지고 제품을 출시하고 있을까? 필자는 20만원 후반대의 가격을 형성하면서 컬러 LCD도 적용되지 않았고 별다른 부가기능이 내장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EV9500을 보여 묘한 궁금증에 빠지기 시작했다. 과연 얼마나 대단한 기능이 탑재되었길래 꾸준히 소비자의 사랑을 받고 있을지..

EV9500의 리뷰를 통해 CASIO만의 장점은 무엇일지에 대해 알아보고 얼마나 뛰어난 장점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FULL KIT의 모습으로 타 기기에 비해 악세사리의 양이 많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용설명서를 비롯하여 케이스, USB케이블, 모노이어폰 등이 동봉되어 있으나 설치CD나 SD Card 는 기본 포함되지 않았다. 사용하는데 큰 불편은 없지만 기존에 많은 악세사리를 동봉하고 출시된 전자사전을 접해본 필자에게는 왠지모를 아쉬움이 남는다.

144.5 x 99 x 14.7mm 의 크기와 250g의 무게로 구성되어 있다. RED와 BLUE 두가지 색상으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기존 카시오 제품과 다르게 상당히 세련된 디자인으로 제작된 것을 볼 수 있다. TAFCOT(Totally Advanced Force Technology)를 채용하여 기기의 충격으로 인한 고장 가능성을 최소화 한 점이 눈에 뛴다.

5인치의 480 x 320픽셀의 LCD를 채용하였다. 난반사가 적어 야외에서도 큰 어려움 없이 사용할 수 있으며 가독성도 뛰어나다. 또한 백라이트 기능이 내장되어 어두운 곳에서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대부분의 중고가 전자사전에서 채용되는 터치스크린을 지원하지 않아 약간의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을 듯 하다.

키패드의 모습이다. 상단에 각종 바로가기 버튼이 부착되어 있으며 하단에는 기능설정 버튼부가 위치하고 있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전자사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버튼배치를 볼 수 있다. 양쪽에는 2개의 스피커가 부착되어 CASIO의 강력한 네이티브 발음기능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상당히 부드러운 버튼 클릭감을 가지고 있다. 손가락에 무리를 주지는 않지만 경쾌한 타자를 원하는 유저들의 경우 적응시간이 필요할 듯 하다.

기기 좌측면에는 스트랩고리와 USB단자, SD Card Slot이 부착되어 있다. USB단자를 이용하여 PC와 연결하려면 EX-wordTextLoader 라는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하며 각종 텍스트 파일을 저장할 때 사용할 수 있다. SD Card의 경우 Card Reader에 연결하여 데이터를 저장후 사용할 수 있으며 파일명이 8자를 넘어가게 되면 기기가 텍스트 파일을 인식하지 못한다.

기기 우측에는 이어폰단자와 볼륨조절 다이얼이 부착되어 있다. 이어폰 단자는 2.5파이로 호환성이 떨어지며 모노 단자를 채용하고 이어폰도 유닛이 하나만 달려있다. 물론 MP3를 듣기위해 이어폰이 부착된 것은 아니지만 한쪽으로만 소리를 들을 경우 귀가 상당히 피로해 지는 것을 감안할 때 좋은 선택은 아니라 생각된다.

전용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고 AAA배터리 2개를 사용하고 있어 호환성은 뛰어난 편이다. EV9500의 최대 장점중에 하나로 최대 130시간을 보장하며 자동꺼짐 기능이나 케이스의 개페에 따라 전원이 ON/OFF되는 기능을 통해 효율적으로 배터리를 관리할 수 있다.

사진과 같이 3개의 손가락 정도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다. 팬타그라프를 적용한 아이리버의 D20과 같이 빠른 타자를 기대하긴 힘들지만 버튼간 간격이 넓어 간단한 단어등은 쉽고 빠르게 입력이 가능하다.

핸드폰과의 크기비교 모습이다. 크기도 이정도면 적당하다 생각되며 상당히 슬림하게 제작되어 휴대성을 강화한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동봉된 케이스의 모습이다. 실버와 블랙의 조합으로 쉽게 질리지 않는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가지고 있으며 기기의 스크래치 및 충격을 방지할 수 있다.

사용설명서를 비롯하여 AAA배터리, 이어폰, USB케이블이 동봉되어 있다.

EV9500의 사전 기능 및 부가 기능에 대해 알아보자. UI는 지극히 평범하며 별다른 디자인적 요소는 눈에 뛰지 않는다. 사전 기능 및 학습/회화 기능을 제공하며 텍스트 뷰어 및 계산기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국어 메뉴의 모습이다. 총 3개의 사전이 저장되어 있으며 국어 및 옥편, 고사성어를 쉽게 검색할 수 있다.

국어 사전의 모습이다. 표제어 기능을 지원하여 단어를 입력하면 관련된 단어들이 모두 표시된다. 또한 미리보기 기능을 지원하여 쉽게 단어의 뜻을 확인할 수 있으며 미리보기의 위치 변경도 가능하다. (이부분은 모든 사전의 공통사항이다.)

유저의 시력을 고려하여 다양한 글씨 크기를 지원하고 있다.

국어사전 이외에도 옥편과 고사성어 사전을 내장하고 있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총 4개의 영어 관련 사전을 지원하며 한영/영한/영영 사전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영한 사전의 모습이다. 국어 사전과 같이 표제어 검색을 지원하며 스펠링/숙어/예문 등 다양한 검색방법을 지원한다. 사진과 같이 단어를 검색한 상태에서 숙어 버튼을 누르게 되면 검색 단어와 관련된 숙어가 표시된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영한 사전 이외에도 영영/한영 사전을 지원하며 영어 유의어 사전을 통해 뜻이 비슷한 다른 단어나 문장을 검색할 수 있다.

그동안 보아오던 다른 사전과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이 일본어 사전이다. 대부분의 사전이 영어사전을 가장 많은 컨텐츠를 내장하고 있는데 반해 CASIO의 EV9500은 일본어 컨텐츠가 가장 많이 내장되어 있으며 일부사전 (일한,중한,여행일본어회화 사전)에서 네이티브 발음듣기 기능이 내장되어 보다 심도있는 학습이 가능하다.

키보드에는 일본어가 표시되어 있지 않지만 입력은 가능하며 LCD를 통해 쉽게 단어를 입력할 수 있다. 또한 사진과 같이 스피커 아이콘이 보이는 단어의 경우 버튼을 누르게 되면 네이티브 음성을 들을 수 있다.

일한사전 뿐만 아니라 한일/한자읽기/외래어 등 다양한 사전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어 시험인 JPT를 위해 별도의 사전을 준비해 놓았다. 청취와 독해 부분으로 나누어 단어의 효과적인 학습이 가능하다.

중국어 메뉴에서는 중한 사전과 한중 사전을 지원한다. 일본어 사전과 마찬가지로 네이티브 발음을 지원한다.

CASIO만의 특별한 한자검색 기능인 한자획순 검색기능을 제공한다. 검색하고자 하는 한자의 획순을 이용하여 보다 빠르게 한자를 검색할 수 있다. 또한 획순을 모를 경우 "?" 버튼을 눌러 다음 내용으로 이동할 수 있다.

중한 사전과 함께 한중 사전도 지원한다. 표제어 뿐만 아니라 영문자 검색을 지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일상 생활이나 해외 여행등에서 주로 사용되는 회화 학습을 위한 별도의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영어를 비롯하여 일본어/중국어 회화 학습을 편하게 할 수 있다.

각 상황별 영어 예문을 제공하고 있다.

잘못된 영어 표현을 확인할 수 있으며 Word List를 제공하여 관련 단어를 한번에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유학 생활을 할 때 자주 사용되는 단어를 정리하여 관련 문장을 쉽게 익힐 수 있고 위급한 상황이나 사고/건강 등 빠른 답변을 요하는 영어 문장을 정리하여 해외에 나가 있을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영어뿐만 아니라 일본어/중국어 회화도 제공된다.

TOEIC 및 TOEFL Vocabulary를 제공하여 관련 시험을 준비하는 유저들은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모든 전자사전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제공 되어야 할 기능이 통합검색 기능이라 생각된다. 특히 기기의 작동에 서툰 사용자의 경우 통합검색 기능은 무척 유용하다. EV9500 또한 통합검색 기능을 제공하여 편리하게 각종 사전의 해설을 확인할 수 있다.

즐겨찾기 등록을 통해 자주 사용하는 사전을 등록후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본체에는 10MB정도의 여유공간이 있어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으며 데이터 저장을 위해 EX-wordTextLoader 프로그램을 PC에 설치하여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EX-wordTextLoader를 설치하면 드라이버가 자동으로 설치된다. 자동인식은 되지 않는다.)

별도의 SD Card를 이용하여 텍스트 파일을 저장하고 테스트를 진행 하였다. 영문 텍스트 파일의 경우 정상적으로 인식 되었지만 한글 텍스트 파일의 경우 사진과 같이 깨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빠른 수정이 있어야 할 듯 하다.

계산기 기능을 지원하며 단어장에 단어를 입력한 후 지속적으로 보며 암기할 수 있다. (1500개의 단어 및 문장 등록가능)

환경설정 메뉴의 모습이다. 키 터치음이나 절전기능, 화면 밝기 등의 조절이 가능하며 예문이나 숙어의 우선표시 설정이 가능하다.

내장된 컨텐츠 보다는 기기 자체의 성능에 대해 논하기를 좋아하는 필자에게 EV9500은 무척 불편한 기기였다. 비슷한 가격대의 전자사전의 경우 컬러 LCD는 기본이고 터치스크린, MP3 및 동영상 지원 등 컨버젼스의 바람을 타고 새로운 기능들이 속속 내장되고 있다. 하지만 리뷰를 진행했던 EV9500의 경우 별다른 부가기능을 찾아볼 수 없었으며 인터페이스 또한 그리 편리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 때문에 CASIO 전자사전은 꾸준히 유저들에게 사랑받고 있을까? 필자는 그 해답을 내장된 사전 컨텐츠의 퀄리티에서 찾고 싶다. 디지털카메라의 리뷰를 하면서 화질에 대해 논하지 않거나 MP3P를 다루면서 음질을 다루지 않는다면 아무리 리뷰의 내용이 충실하다 해도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려우리라 생각된다.

무엇보다 눈에 뛰는 사전 컨텐츠는 일본어와 중국어 사전 이었다. 컨텐츠의 양도 방대(코지엔/신메이카이 일일사전 동시수록)할 뿐만 아니라 네이티브 발음듣기 기능이나 한자획순 검색 등 눈에뛰는 특별한 기능들을 내장하고 있어 관련 분야를 보다 심도있게 학습하고 싶은 유저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제품 또한 구입하는 유저층이 확실히 나누어 지리라 생각된다. 전자사전 기능이외에도 다양한 기능을 사용하고 싶은 유저라면 이제품은 실망만을 안겨줄 것이다. 하지만 기존 전자사전에 한계를 느끼고 보다 폭넓고 자세한 외국어 학습을 위한 유저나 전자사전의 기본 기능에 충실한 기기를 원하는 유저라면 후회는 없을 듯 하다.